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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국내 항공사 첫 일반인 대상 목적지 없는 비행

제주항공 '인천 to 인천' 관광비행 승객들이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B737-800NG 항공기에 탑승해 이륙 전 항공권을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내 상공을 선회한 뒤 복귀하는 관광비행을 진행했다. 공항사진기자단
제주항공 ‘인천 to 인천’ 관광비행 승객들이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B737-800NG 항공기에 탑승해 이륙 전 항공권을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내 상공을 선회한 뒤 복귀하는 관광비행을 진행했다. 공항사진기자단

“코로나19 때문에 외할머니가 계신 예천(경북)에 못 가는데 비행기가 예천 하늘을 지난다고 해서 비행기를 탔어요.”(부천동초등학교 5학년 윤하은 양)

“결혼한 지 38년, 속 많이 썩였던 아내 생일을 맞아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늘 여행길에 올랐습니다.”(익명을 원한 승객)

23일 관광비행에 나선 탑승객이 기내에서 엽서에 작성한 사연들. 사진 제주항공
23일 관광비행에 나선 탑승객이 기내에서 엽서에 작성한 사연들. 사진 제주항공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제주항공 7C380 항공기 안. 기내 방송을 통해 승무원이 엽서에 적힌 탑승객의 사연을 하나씩 읽어 내려갔다. 제주항공이 국내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획한 ‘종착지 없는 비행’의 기내 프로그램 중 일부다. 대만이나 일본 등 해외 다른 나라에서 일부 종착지 없는 비행을 시행해 화제를 모으긴 했지만, 국내 항공사 중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건 제주항공이 처음이다.파워볼실시간

이날 오후 4시 3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B737-800 항공기엔 이렇게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승객 121명이 서로의 사연을 공유하며, 비행시간 내내 손뼉을 치고 함께 웃었다. 덕분에 1시간 30분가량 비행시간 동안 기내는 떠들썩했다. 사연 소개에 더해 승무원의 마술쇼, 퀴즈, 게임, 럭키 드로우 이벤트 등이 쉼 없이 이어졌다. 이날 생일을 맞았다는 한 승객의 사연이 소개되자 다른 탑승객들은 생일축하 노래 떼창으로 생일을 함께 축하했다.

제주항공 '인천 to 인천' 관광비행 승객이 23일 기내에서 승무원의 마술 공연을 보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제주항공 ‘인천 to 인천’ 관광비행 승객이 23일 기내에서 승무원의 마술 공연을 보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학생 34명과 함께 관광비행에 나선 강민승 장안대학교 항공관광과 교수는 “항공사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라 직·간접적으로 비행 체험을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다”면서 “항공 산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인천 to 인천' 관광비행 승객들이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탑승게이트에서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내 상공을 선회한 뒤 복귀하는 관광비행을 진행했다. 공항사진기자단
제주항공 ‘인천 to 인천’ 관광비행 승객들이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탑승게이트에서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내 상공을 선회한 뒤 복귀하는 관광비행을 진행했다. 공항사진기자단



해외여행 갈증 소비자 저격…좌석 완판
이 관광비행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목적지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 한 시간 반의 비행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군산ㆍ광주ㆍ여수ㆍ예천ㆍ부산ㆍ포항 등 국내 주요 도시의 하늘 위를 난 후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콘셉트다. 탑승료는 일반석이 9만9000원, 비즈니스석(12석)은 12만9000원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에 갈증을 느끼는 소비자가 몰리면서 준비된 좌석은 ‘완판’됐다.파워볼사이트

코로나19와 관련한 사회적 거리 두기도 잊지 않았다. 제주항공 측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3인석에 2명만 탑승토록 하면서 이번 비행에선 실제 가용 좌석(174석)보다 줄어든 121석만 운영됐다.

기내에서 만난 제주항공 오성미(34) 사무장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휴직에 들어갔다가 7개월 만에 비행에 나선다”며 “특별한 하늘 여행을 시작한 만큼 항공업계가 되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비행에 앞서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은 100여명의 승객이 탑승객 발권을 위해 길게 줄을 서면서 모처럼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이용객은 전년 같은 달보다 96.4% 감소한 19만 6864명을 기록했다.

23일 제주항공 '인천 to 인천' 관광 비행 승객들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B737-800NG 항공기에 탑승해 이륙 전 손을 흔들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23일 제주항공 ‘인천 to 인천’ 관광 비행 승객들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B737-800NG 항공기에 탑승해 이륙 전 손을 흔들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비행기 내 결혼식, 동창회도 가능해질 것”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도 24일과 25일 종착지 없는 비행 상품 운용에 들어간다. 아시아나항공의 A380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출발해 강릉ㆍ포항ㆍ김해ㆍ제주 상공을 비행한 뒤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 여행상품은 지난달 판매를 시작했는데 당일 매진됐다.

항공업계는 기착지 없는 항공 여행으로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 이유다. 매출은 물론 최소한의 항공기 운항 횟수를 만들어야 시스템 정비 등도 진행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항공사 소속 기장의 비행 라이선스 유지를 위해서란 분석도 있다. 여객기의 경우 기종마다 조종 면허가 다른데 일정 수준 이상 비행시간을 유지하지 못하면 면허를 잃을 수 있어서다. 때문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세계 항공업계는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 도입에 속속 뛰어드는 추세다.

관광비행에 동행한 제주항공 김재천 부사장이 탑승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곽재민 기자
관광비행에 동행한 제주항공 김재천 부사장이 탑승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곽재민 기자

김재천 제주항공 부사장은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은 코로나 시대에 항공사가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자는 취지”라며 “여행 자체가 목적인 분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비행기라는 공간이 도시에서 도시로의 이동뿐만이 아니라 결혼식, 동창회와 같은 특별한 엔터테인먼트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시리즈]’코로나 섬’에 갇힌 인류②
韓 10명 중 4명 “코로나 블루 경험”
美 40% “정신이나 행동 문제 겪어”
日 극단 선택 급증, 실업 등 원인
유럽 “봉쇄 반대” 시위, 분노 커져
‘코로나 블루’ 이어 ‘코로나 레드’
“감염병 방역 넘어 심리 방역 필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43‧여)씨는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2~3일은 내과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잔다. 지난여름부터 우울감이 심해지더니 불면증까지 생겼다. 여행 관련 회사에서 일하는 그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자신이 구조조정 대상자가 될 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자신과 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봐 걱정도 크다. 재택근무와 휴교로 양육 스트레스까지 겹치면서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일도 잦아졌다. 예전과 너무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정신과 진료를 고민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0개월 넘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점점 인류의 마음마저 감염시키고 있다. 고립과 단절,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길어지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Blue)’를 넘어 우울과 불안 감정이 분노로 폭발하는 ‘코로나 레드(Red)’를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2차 확산세가 뚜렷한 유럽에선 곳곳에서 이동 제한 조치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감염의 공포만큼이나 봉쇄와 단절에 대한 공포가 크다는 방증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1차 확산 당시 봉쇄 조치를 경험해 본 시민들이 ‘코로나에 걸려 죽는 것만큼이나 자유 제한 상황에서 겪는 정신적 고통이 두렵다’고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8일 체코 프라하에서 시민들이 이동 제한 조치 등 정부의 코로나 방역 지침에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 체코 프라하에서 시민들이 이동 제한 조치 등 정부의 코로나 방역 지침에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 체코 프라하에서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시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8일 체코 프라하에서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시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곽 교수는 “이처럼 코로나19가 초래한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면서 “코로나 블루‧레드의 정도가 심해져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른바 ‘코로나 블랙(Black)’으로 번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국민 10명 중 4명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20~65세 성인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를 지난 14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7%가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50.7%)의 경험 비율이 남성(34.2%)보다 높았다.

지난 1월 29일부터 지난 9월 14일까지 보건복지부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이뤄진 코로나 블루 관련 상담 건수는 44만8867건으로, 이미 지난 한 해 복지부 정신건강 복지센터의 우울증 상담 전체 건수(34만3185건)를 훌쩍 뛰어넘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사람들. [AP=연합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사람들. [A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프랑스 마르세유 거리에서 자영업자 등 시민들이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프랑스 마르세유 거리에서 자영업자 등 시민들이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세계적인 대유행에 국가별 사정도 비슷하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4~5월 전 세계 112개국 18~29세 젊은이 1만2000명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54%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고 있었다.

미국인의 경우 40.9%가 코로나로 인해 적어도 하나의 정신 혹은 행동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성인 547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더욱이 “지난 30일 동안 진지하게 극단 선택을 고려한 적이 있나”란 질문에는 응답자의 10.7%가 “그렇다” 답했다.

영국 통계청이 지난 8월 조사한 결과 영국 성인 5명 중 1명이 우울 증상을 겪고 있다. 10명 중 1명이 우울 증상을 보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나 상승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우울감이 분노로 또 극단적인 심리 상태로 치닫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코로나19 연구팀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2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정보와 뉴스를 접하고 주로 느끼는 감정’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불안’이라고 답한 비율은 8월 6~9일 62.7%에서 8월 25~28일 47.5%로 15.2%포인트 줄었으나 ‘분노’라고 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11.5%에서 25.3%로 13.8%포인트 증가했다.

일본에선 지난 8월 극단 선택을 한 사람의 수가 185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7% 늘었다. 특히 1854명 중 여성이 65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0.3%나 증가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실업과 경기 악화가 주요 배경으로 지목되는데, 특히 비정규직이 많은 여성의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독일 시민 200여 명이 오랜 봉쇄령에 반발해 폭동을 벌여 슈투트가르트의 상점 유리창문이 깨졌다. [AFP=연합뉴스]
지난 6월 독일 시민 200여 명이 오랜 봉쇄령에 반발해 폭동을 벌여 슈투트가르트의 상점 유리창문이 깨졌다. [AFP=연합뉴스]

이동훈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 사회는 집단 문화가 강해 방역 지침을 잘 준수하는 만큼 단절과 고립에서 오는 정신 건강 위협도 클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정신건강 문제가 점차 사회 문제로 발현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영국에선 이미 아이들이 코로나19 유행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어린이 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에머슨 크리스만(10)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친구를 보지 못해 정말 힘들다. 10살에게 친구는 거의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사라 빈슨 모어하우스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평소 아이들이 조언을 구했던 부모‧교수‧멘토들도 겪어보지 못한 팬데믹이란 점이 문제”라 말했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영국의 한 어린이. [AFP=연합뉴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영국의 한 어린이. [AFP=연합뉴스]

곽금주 교수는 “현재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건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라면서 “상황에서 희망을 찾기 어렵다면, 자신의 마음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가을‧겨울 내가 방역 지침을 잘 지킨다면, 내년 봄엔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희망을 주며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교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몸을 움직여야 줄일 수 있다”면서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야외에서 걷기 등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빈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연구과장은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한다면 국가 운영 정신건강 복지센터 등의 상담 도움을 받는 식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선영‧석경민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윤석열 “정계 입문? 답변 어렵다”

윤석열 검찰총장/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검찰총장/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검찰총장은 23일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퇴임 후 정계 진출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차기 야권 대선 주자로 윤 총장을 거론했지만, 본인이 관련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여야는 윤 총장의 거취와 진로를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윤 총장은 이날 새벽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거취에 대해 “저도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봉사)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느냐”고 묻자 “그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윤 총장이 내년 7월 말 임기를 마친 뒤 정계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총장은 국감에서 “임기는 국민과 한 약속”이라며 “아직 임면권자의 말씀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사퇴하라’는 메시지를 보낼 경우 임기 전에도 사퇴할 수 있다. 윤 총장과 가까운 법조계 인사는 “검찰 인사 파동이 다시 일어나면 조기에 총장직을 그만둘 수 있다”면서 “윤 총장이 ‘임면권자’를 말한 것은 ‘자를 테면 자르라’고 문 대통령에게 공을 던진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를 하고 싶으면 당장 옷 벗고 여의도로 오라” “인격의 미숙함과 교양 없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총장이 야권 주자로 올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공직에 계신 분의 정치 가능성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새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친 뒤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대검찰청에 대한 법사위 국감은 22일 오전 10시부터 23일 새벽 1시까지 약 15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새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친 뒤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대검찰청에 대한 법사위 국감은 22일 오전 10시부터 23일 새벽 1시까지 약 15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연합뉴스

野일각, 윤석열 기대감… 지도부는 선긋기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퇴임 후 국민에게 봉사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윤 총장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치권에 들어설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윤 총장이 직접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작년 ‘조국 사태’ 이후 야권에선 그를 유력 대선 주자로 주목해왔다.

◇내년 7월 임기 마치고 나설 가능성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윤 총장이 내년 7월 임기를 마치고 정계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 총장을 잘 아는 전직 고위 검찰 간부는 “윤 총장의 성향상 총장직에 있는 동안엔 절대 ‘정치’를 입 밖에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검찰 선배·동료들은 윤 총장이 정치에 뜻이 있다는 것을 ‘이심전심’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입당 여부도 관심사다. 한 전직 검사장은 “윤 총장이 정치를 한다면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독자 세력을 구축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윤 총장이 ‘공정한 시장 경제’를 강조한다는 점도 ‘경제 민주화’를 내세우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말도 나왔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7월 윤 총장 취임 자료에서 “윤 총장은 시장경제의 성공 조건으로 ‘공정한 경쟁’이라는 룰을 중시하고, 룰을 위반하는 반칙 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는 투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윤 총장 부친은 경제학계 원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로 김 위원장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후 국민의힘 입당 여부 주목

국민의힘 일각에선 벌써부터 당 영입 추진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문재인 정권과 맞섰고, 대선 주자 중 새로운 인물로 통하는 윤 총장이 온다면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일단 ‘선 긋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퇴임하고 봉사 활동 한다는 것을 반드시 정치하겠다는 뜻으로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 않냐”며 “변호사들 사회 활동으로 봉사 활동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선 윤 총장의 정치 입문 가능성에 대해 “본인의 의사에 달렸다”고 해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총장은 정치와는 사실 담을 쌓아야 되는 사람인데 오해받을 수 있는 해석의 여지를 남긴 발언은 좀 잘못됐다고 본다”며 “검찰총장은 그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주호영 “검찰총장 직무 충실해야”

윤 총장이 기존 여야(與野)가 아닌 아닌 제3 지대를 통해 정치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이른바 ‘조국 흑서’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윤 총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호적 입장을 밝혀왔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월 리서치앤리서치 여론 조사에서 윤 총장 지지율이 10.8%로 2위를 차지하자 페이스북에 “정치할 분은 아니다”라면서도 “추미애 장관, 행여 이분이 대통령 되시면 너희 다 죽을 것”이라고 했다. ‘조국 흑서’의 한 저자는 본지 통화에서 “윤 총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반문(反文)을 기치로 뭉친 뒤 야권이 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윤 총장은 올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차지해왔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지난 8월 9%대 지지율을 기록했다가 최근 다소 주춤한 상황이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윤 총장이 이번 국감을 계기로 반문·반추(反秋) 중도층 지지까지 흡수할 수 있어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방송 : 시사토크 알고리줌(ZOOM) 이슈이슈 (금요일 밤 11시)

■ 진행 : 이경재 앵커

■ 출연 :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신장식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 (변호사)

[이경재 앵커]

이슈 인물을 직접 만나는 이슈이슈, 오늘은 10월 내내 언론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신 분입니다. 라임 사태에서 여권의 표적으로 지목된 강기정 前 청와대 정무수석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강기정 前 수석]

네. 안녕하십니까

[이경재 앵커]

도움 말씀 주실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 신장식 변호사님도 함께 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신장식 변호사]

네, 안녕하세요

[이경재 앵커]

수석님, 최근에 방송 출연이 많으신데요. 그만큼 좀 결백하고 억울한 마음이 크실 것 같습니까?

[강기정 前 수석]

그렇습니다. ‘생사람 잡는다’ 이런 표현을 했었는데 갑자기 왜 강기정 제가 이 순간에 이곳에 등장하는지를 제가 몰랐지요. 그래서 ‘세상 살다보면 참 억울한 사람이 많겠구나. 나도 그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이렇게 되나 보다’ 생각했어요.

[이경재 앵커]

당시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청와대 방문한 이강세 씨가 수석님 만나서 어떤 요청을 했는지 그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주시겠어요?

[강기정 前 수석]

제 업무 보는 업무 집무실로 들어와라. 그래서 거기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금감원이나 이런 데서 자꾸 투자를 받는 데 방해가 될 수밖에 없도록 분위기가 돌아가고 있다” 뭐 그런 얘기를 하길래 그냥 “금융감독기구에 검사를 받아라” 이렇게 조언하면서 그냥 그 만남을 마친 것이 전부였습니다. 돈을 가져왔어도 제가 안 받았을 뿐만 아니라, 청와대 안으로 돈을 가지고 들어오려고 하면 공항 검색대와 같은 걸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부터 5,000만 원을 들고 저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렇게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이경재 앵커]

지난 금요일이지요?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前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서신이 공개됐습니다. 처음에 이 소식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강기정 前 수석]

‘강기정이 왜 등장하지?’ 라는 것에 답이 풀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김봉현 씨의 편지, 옥중 편지라는 글을 보면서 ‘아, 더 큰 어떤 음모가 있구나. 이것의 음모의 작품은 검찰이 그렸구나. 검찰의 어떤 더 큰 시나리오에 움직인 김봉현이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저는 ‘이제 조각 맞춤이 좀 됐다. 이렇게 정신이 들고 보니까’

[이경재 앵커]

예. 김 前 회장도 위증죄로 고발을 하셨고 옥중 서신이 지금 상황 봤을 때 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 부분은 조금 사실이 아닌 것 같습니까?

[강기정 前 수석]

그렇습니다. ‘변호사 A씨와 검사 B가 강기정을 잡으면 보석 재판받게 해주겠다’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에요, 저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사법 정의 측면에서 끔찍한 일이라서 반드시 명명백백 밝혀져야 될 거라고 봅니다.

[이경재 앵커]

그래서 변호사님. 법무부가 사흘 동안 김 前 회장에 대해서 감찰 조사를 했고요. 몇몇 부분은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좀 정리해주시겠어요?

[신장식 변호사]

감찰에서 향응 접대를 받은 검사들을 아마 확인을 했던 것으로 보이고요. 최초에는 금융사기 사건인 줄 알았는데 ‘권력형 게이트다’ 라는 쪽으로 불길이 갔다가 다시 ‘검찰 게이트가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게 사실 검찰 게이트로서의 성격에서 왜 그러면 이 검찰들이 우리 강기정 전 수석님을, 앞에 계신 우리 강기정 전 수석님을 타깃으로 해서 이런 일들을 벌였는가를 보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된다. 그러려면 여권의 前 행정관 정도로는 안 된다. 그리고 여기 前 행정관도 금감원에서 파견 받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얘기하면 여권이라고 분류되기 어려운 ‘늘공’ 중에 한 분이셨던 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수석 중에 한 명을 잡자. 그래서 앞에 계신 강기정 수석을 잡아서 검찰 윤석열 총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된다고 진술이 돼 있어요.

[이경재 앵커]

왜 강기정이었냐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주셨는데요. 본인께서는 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기정 前 수석]

‘조국 사건 때 윤석열 팀으로부터 확실히 미움을 좀 받기는 받았나 보다’ 왜냐하면 제가 정무수석할 때 그쪽 팀으로부터 오히려 “왜 강 수석님은 우리 윤석열 총장님을 미워하십니까?” 이런 항의성 표현을 제가 전달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렇지 않다. 나는 미워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님이 수사를, 대통령님이 국내에 안 계실 때는 국위선양을 위해서 대통령이 해외로 나가실 때는 하던 일도 소리가 안 나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제발 수사를 좀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조용히 하라”고 그랬는데 그것이 “내가 윤석열 총장 수사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지 않냐?” 이런 어떤 물밑 대화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경재 앵커]

그리고 검찰이 우리 강 수석님을 좀 연관시켜서 무엇을 좀 얻으려고 했을까? 라는 의문도 좀 생기거든요.

[강기정 前 수석]

‘이것을 권력 게이트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런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거 아니냐? 그러면 권력 게이트라면 권력자가 등장을 해야 되는데 행정관, 국회의원. 여기는 일단 의회권력이고 신 변호사님도 말씀하셨지만 행정권력, 행정파견자는 권력자라고 보기 어렵고 그래서 과거에 검찰 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던 저에게 정무수석, 정무수석을 이렇게 엮으면 이건 권력 게이트로 전개되는 거 아니냐? 그래서 그걸 노린 거 아니냐? 이런 막연한 상상을 해보고 끔찍한 상상을 해보고 있습니다.

[이경재 앵커]

김봉현 前 대표 이분이 이해가 좀 안 가는 부분이 있거든요.

[신장식 변호사]

강 수석님에 대한 증언을 한 이후에 언론이 돌아가는 걸 보니까 본인이 주범. ‘그리고 본인은 강 수석에 대해서도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겠구나. 즉 검찰의 회유와 협박에 따라서 그 역할을 다 한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처벌을 피할 수 없겠구나’ 이게 미리 작성을 해둔 거거든요.

[이경재 앵커]

네. 그렇죠.

[신장식 변호사]

그러면 강 수석님 그 관련된 재판을 하기 전에 발송이 한 9월 21일경으로, 재판이 10월 8일이었는데 9월 21일경에 구치소에서 발송한 것으로 보면 작성은 그 이전에 이미 했다는 얘기거든요. 문서의 맨 끝에 이렇게 돼 있습니다. 위 사항들을 진행할 경우 상당한 보안 유지 필요. 전‧현직이 연루됨으로 결정권자와 소수만 공유. 비밀리에 나를 방어할 수 있는, 나와 한 몸이 될 수 있는 소수하고만 이거를 공유하고 있다가 ‘이제는 검찰 이야기대로 해서는 나를 더 이상 방어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기정 前 수석]

제 머릿속이 정리된 게 한 가지가 있네요. 뭐냐 하면 제가 사실은 이 순간에도 잘 몰랐던 것을 신 변호사님 이야기를 듣고 확인한 건데 이미 9월 21일 이걸 발송해 놓고 제 재판

[신장식 변호사]

지난 다음

[강기정 前 수석]

법정진술은 10월

[신장식 변호사]

8일 날.

[강기정 前 수석]

8일 날이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김봉현은 각본에 따라 10월 8일 날 저에게 돈을 줬다고 강력히 던지고 조선일보는 이 가짜 뉴스를 쓰게 되고 그리고 반응을 봤는데 제가 너무 완강하게 나오게 되고 청와대하고 연결고리가 이강세 씨를 만난 것 이것 한 번뿐인데 이것이 국민적으로 설득력이 없으면서 여론이 ‘강기정 수석과 이강세를 통한 김봉현’ 이 고리가 끊어지면서 아마 이 편지를 공개하는 쪽으로 그래서 결국은 이 시나리오를 실패한 시나리오로 만드는 김봉현의 모습이 너무 너무 또렷이 다가오는데요.

[신장식 변호사]

네. 수사는 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이 수사가 단순히 지금 현재 드러난 사건에 대해서도 정말 잘 사실관계를 찾아내야 되겠지만 그리고 거기에서 누가 정말 이상한 그림을 그렸는지도 찾아내야 되겠지만, 이러한 수사 관행 내지는 잘못된 수사가 실제로 벌어졌는지에 대한 그리고 그것이 소위 특권의식을 가진 일부 검찰집단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됐다고 하면 이런 부분까지가 충분히 규명될 수 있어야 된다. 그래야 이런 인권을 침해하고 죄수라고 하는 궁박한 처지를 이용해서 본인들이 원하는 어떤 그림을 만들어내는 이런 관행만큼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다시 한번 반드시 근절하고 가야 되지 않을까. ‘기까지 저는 수사가 나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좀 꼭 전달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경재 앵커]

수사팀에 지금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강기정 前 수석]

글쎄, 저는 지금 국회나 정치권은 수많은 금융피해자, 피해자들 여기 대책 강구하는 데 좀 집중해주시고 수사팀은 이제 애초에 금융사기 사건 수사와 그거를 혹시 비호하고 왜곡시키려고 했던 검찰 관련 등 수사를 양쪽으로 해서 잘 진행해줬으면 좋겠다 싶어요.

[이경재 앵커]

강기정 前 청와대 수석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함께 해주신 신장식 변호사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대형 금융 사기가 발생했고 법을 어긴 사람들을 가려내서 처벌하고 또 피해자를 구제해야 하는데 ‘누구를 수사할까?’에 집중돼야 할 국가적인 에너지가 ‘누가 수사할까?’ 까지 분산되는 현실이 좀 안타깝습니다. 시사토크 알고리즘은 다음 주도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서류·면접 2위, 회장 지냈던 카바디협회 회계 부정도 드러나

조재기(70)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남자 유도 무제한급에 출전해 동메달을 딴 ‘유도 영웅’이다. 그뿐만 아니다. 2018년 1월 22일 제12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그는 39년간 동아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한국체육학회 감사(2003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및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상임이사(2008~2009년),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회장(2008~2010년) 등도 역임했다.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체육진흥공단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 임기는 3년. 조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1월에 끝난다. 그런데 임기 종료 3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조 이사장의 임명 과정을 놓고 몇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제 12대 이사장 서류·면접 심사 결과’에 따르면, 조 이사장은 최종 후보 3명 중 서류·면접 심사 모두 2위였다. 공단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9명이 지원했고, 임원추천위원회에선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 3명을 문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조 이사장은 서류 심사 때 심사위원 8명에게서 총 700점(평균 87.5점)을 받았다. 1위는 756점(평균 94.5점)이었다. 면접 심사에서 조 이사장이 심사위원 7명에게서 받은 점수는 580점(평균 82.86점). 1위는 648점, 평균 92.57점이었다. 조 이사장은 서류 심사에서 최고점자에 평균 7점 뒤졌다. 면접 심사에선 평균 10점(9.71점) 가까이 떨어졌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김예지 의원실에 제출한 '12대 이사장 서류·면접 심사 결과'./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김예지 의원실에 제출한 ’12대 이사장 서류·면접 심사 결과’./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

이런 조 이사장이 임명된 것을 두고 결국 ‘캠코더(대선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조 이사장은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현 대통령 지지 선언을 했고, 2017년 19대 대선 땐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체육특별위 특보단장 등으로 활동했다. 조 이사장 동생도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여당에서 활동했고, 올해 4월 21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해 낙선했었다. 물론 조 이사장이 유도 선수와 교수, 체육 행정가로서 남긴 업적이 서류·면접 심사 점수 차이를 메웠을 수도 있다. 공단 측은 “이사장 제청 및 임명은 문체부 장관과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물음표는 하나 더 있다. 올해 감사원이 대한카바디협회의 회계 부정을 적발했는데, 조 이사장이 이 단체 협회장을 지냈던 기간이 비위 행위 시기와 겹친다. 조 이사장 임명 과정에서 검증은 제대로 이뤄졌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문체부는 매년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훈련 지원 사업 계획을 검토한 후 대한체육회에 훈련비와 수당 등 보조금을 지급하고, 대한체육회는 이 보조금을 각 회원종목단체로 다시 내려 보낸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문체부는 종목 단체들이 보조금을 원래 용도와 다르게 사용할 경우 돌려받을 수 있다.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쓴 사람은 5년 이하 징역형과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감사원이 올해 2월 발표한 ‘국가대표 및 선수촌 등 운영·관리 실태’를 보면, 대한카바디협회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대한체육회 등으로부터 받은 숙박비 1억9400여 만원, 급식비 1억7600여만원, 훈련수당 3억3700여만원 등 약 7억800여만원을 지급 목적과 다르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대표 숙박시설을 임대할 때 임대업자와 계약하고서 계약 금액 중 일부를 기부금 명목으로 별도 계좌를 통해 돌려받아 협회 운영비 등으로 사용했다. 급식 업체와도 비슷한 이면 계약을 했다. 협회가 선수촌 외부 훈련에 참여한 대표 선수와 지도자에게 대한체육회에서 받은 훈련 수당을 지급하면, 선수와 지도자는 일부를 협회에 반납했다.

2015~2018년 대한카바디협회 (선수)촌외훈련비 등 부당 집행 현황./감사원 '국가대표 및 선수촌 등 운영·관리 실태' 감사보고서 캡처
2015~2018년 대한카바디협회 (선수)촌외훈련비 등 부당 집행 현황./감사원 ‘국가대표 및 선수촌 등 운영·관리 실태’ 감사보고서 캡처

조 이사장은 2009년부터 2016년 8월 현 강양수 회장이 당선될 때까지 7년간 카바디협회장을 지냈다. 감사원이 카바디협회 회계 부정을 적발한 시기(2015~2018년)와는 1년 8개월 정도가 겹친다. 카바디협회 홈페이지에 있는 ’2012~2018년 국가대표 강화 훈련 및 훈련 참가자 명단’에 따르면, 조 이사장의 또 다른 동생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카바디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협회가 국가대표팀 선수, 지도자와 얘기해서 보조금을 대상으로 부정 행위를 저지른 시기(2015~2018년)가 포함된다. 대표팀 감독이었던 조 이사장 동생은 물론 당시 협회장이었던 조 이사장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조 이사장 형제가 부정 행위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해도 그들은 이를 관리·감독할 위치에 있었다.

김예지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는 올해 3월 18일 카바디협회에 보조금 교부 결정 취소 및 반환 사전 처분을 통지했고, 4월 3일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단은 감사원에 적발된 카바디 회계 부정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내놓을 수 없다고 했다.

김예지 의원은 “청와대에서 임명을 진행할 때 통상적으로 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알고도 넘겼는지, 아니면 제대로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넉넉한 점수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는 점,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선언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는 점, 이번 감사원 감사를 통해 자신이 회장으로 있을 때 단체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다는 점 등 여러 정황적 증거가 ‘캠코더’ 인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그 어는 기관보다도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정식 명칭은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고 국민체육진흥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1989년 설립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홈페이지에 나온 설립 목적엔 ‘대한민국 체육 재정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단의 올해 예산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김예지 의원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막대한 국가 예산을 운용하며, 집행 예산에 대한 정산이 공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며 “조 이사장은 원래 지급 목적과 다르게 보조금을 집행한 후 사실과 다른 계약서 및 세금계산서 등 거짓 증빙 서류를 첨부해 정산보고서를 제출했던 단체의 수장을 지냈다. 정산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 이사장으로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임무를 수행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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